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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버 컨텐츠의 한계점은 어디까지일까?

JK Lim
June 8, 20203 mins r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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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분야의 컨텐츠든, 인터넷 방송에서 제공할 수 있는 컨텐츠에는 분명히 한계가 있다.

아무리 끊임없이 아이디어가 샘솟는 창작자라도, 한계를 맞이하게 된다. 힘껏 노력하여 방송을 어느 궤도 이상으로 끌어올릴 수는 있으나, 언젠가 자신의 한계에 도달했음을 느끼게 된다. 내가 내 분야에 대하여 얼마나 도통한 달인이든 간에 시청자들이 더 이상 내 자신의 어떠한 것도 신선하게 받아들여주지 않는 날이 분명히 오게 된다. 좀 더 정확히 지금까지 한 말을 정리해 보자면, 한 개인이 시청자들에게 제공할 수 있다는 컨텐츠에는 한계가 있다는 말이다.

역치‘라는 단어가 있다. 역치란 생물이 자극에 대해 반응을 일으키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자극의 세기이다. 생물은 같은 자극을 지속적으로 받을 경우 역치가 올라가, 더 큰 자극을 주기 전에는 자극을 느끼지 못하는 ‘감각의 순응’이 나타나게 된다. 마찬가지로 인터넷 방송에도 이 ‘역치’와 감각의 순응이 존재한다. 본래 ‘인터넷 방송’이라고 하면 ‘자극’의 상징과도 같은 미디어가 아니던가?

내 자신을 상품으로 제공하는 인터넷 방송업을 진행할 때, 소비자, 즉 시청자들이 ‘나’라는 상품에 대하여 느끼는 자극을 지속적으로 받을 경우 또한 역치가 올라가게 된다. 나의 리액션과 컨텐츠가 사람들에게 주는 감흥이 떨어지는 것이다. 대부분의 인터넷 방송인이 장기 방송시 느끼는 피로감의 원인이 바로 이것이다(사실 장기 방송이 가능할 정도로까지 방송을 키워냈으면 이미 행운아라고 불러도 될 정도일 것이지만). 나는 이전에 방송을 할 때보다 더욱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데 시청자들의 반응은 영 시원치 않을 경우, 도저히 방송 의욕이 생기지 않는다.

어떤 방송인은 장기간 휴방(방송 활동 휴식)을 하기도 하고, 스트레스로 인한 기행과 일탈을 방송에서 보여줘 더욱 구설수에 오르기도 한다. 세상 모든 문제가 그렇듯이, 이러한 문제 또한 해결책이 존재한다. 내 자신의 감상과 느낌을 전달하는 것에 대해 한계에 도달했다면 내 자신의 것이 아닌 다른 새로운 관점을 방송에서 보여주면 된다. 좀 더 쉽게 풀어 얘기하자면, 방송에 다른 사람을 출연시키는 것이다.

이미 방송계에서 게스트 방송은 전혀 새로운 단어가 아니다. 유명 배우가 자신 본인을 연기하는 것를 지칭하는 카메오 출연이란 단어가 처음 등장한 것은 100년쯤 전이며, 수많은 인터넷 방송에서 잠깐 자신의 스튜디오에 방문한 게스트를 출연시키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여기서 제안하고자 하는 개념은 이런 일회성으로 그치는 게스트 출연이 아니라, 자신의 방송 세계관 자체를 확장해 가는 것이다. 아직도 이해가 잘 가지 않을 수 있으니, 몇몇 방송인을 예로 들어 설명하도록 하겠다.

강경호, 배명호, 김동현 등의 인물을 배출한 것으로 유명한, 부산 팀매드 체육관의 관장인 양성훈 감독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인 양감독TV는 자신이 지금까지 자신의 분야에서 쌓아온 경력을 통해 만난 인물들을 자신의 채널에 지속적으로 노출시켜 전문분야(격투기)에 대한 사람들의 갖가지 궁금증을 해결해 보는 코너와, 일반적 예능 진행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오고 있다. ‘과연 주먹 안에 라이터를 쥐고 때리면 더 위력이 세질까’와 같은 조금은 유치하지만 누구나 한 번쯤 가져볼 수 있는 의문을, 격투기 선수들의 전문성을 통해 해설을 해줄 수 있는 차별화, 채널의 프리미엄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정말로 라이터가 주먹세기와 관련이 있을까?
양감독tv 유튜브에서 확인할 수 있다.

‘그것을 알려드림’과 같은 일반 해설채널과 다르게, 좀 더 특정 분야에 특화되어 있다고 보면 될 것 같다. ‘그것을 알려드림’에서 ‘헤비급 선수는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의 바디 킥을 버틸 수 있을까’와 같은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선 매우 많은 사전 준비가 필요하겠지만, 양감독TV에서는 상대적으로 해당 영상을 준비하기가 매우 쉽다. 방송에 등장하는 출연진들에게도 새로이 스트리밍을 시작하기 쉬운 환경을 마련해 줄 수 있는 효과도 있다.

기존의 업무 관계에서 알고 지내던 지인들이 아닌, 방송에서 만난 사람들을 출연시키며 방송 세계관을 확장하는 경우도 있다. 해외선물거래 전문 방송을 진행하며 실버버튼 수령을 달성한 유튜브의 ‘박호두 해외선물’채널은 자신의 후원자와 시청자와 방송스태프에게 도움을 받는 데에서 그치지 않고, 실제 후원자, 시청자, 방송 스태프를 만나는 것을 컨텐츠화하여 제작함으로써 실제 컨텐츠 기획 제작의 측면에서 이득을 보고 있고, 이후 자신이 기획한 컨텐츠에 추가적 인력이 필요할 경우 이를 다양한 적재적소에 맞게 활용하고 있다.

이런 인적 자원을 활용하는 경우 방송에서 다룰 수 있는 컨텐츠가 엄청나게 다양해진다. 자신의 방송 매니저의 자택을 방문해 주식 종목 상담을 하는 것도 컨텐츠요, 유튜브 편집자에게 돈을 빌리는 것도 컨텐츠, 소위 ‘큰손’을 방문해 큰손의 공장에서 하루 일을 돕는 것도 컨텐츠가 된다. 일부 시청자들은 여러 매력있는 캐릭터가 등장하기로 유명한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와 비교하여 ‘박호두가 어벤져스를 모으고 있다’고 비유할 정도이다.

다음 방법은 이미 궤도에 오른 방송인들이 시도할 수 있는 방법이다. 대형 방송끼리 시도할 수 있는 방법으로, 다른 방송인들과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다. 하스스톤 게이머로 유명했던 유튜브의 ‘rhdgurwns(공혁준)’ 채널은 게임 채널로 출발했지만, 점차 스트리머 본인의 삶을 컨텐츠로 삼는 것으로 컨텐츠를 확장하여, 현재는 운동 스트리머로 유명한 ‘피지컬갤러리’ 채널의 ‘김계란’과 본인의 다이어트 장기 프로젝트를 진행하여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고 있다. 이런 경우는 기존에 존재하던 대형 채널끼리의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으며, 상대 스트리머와 서로 부족한 면을 채우며 스트리머에게 부족했던 방송능력 분야를 보충시키는 효과를 도모할 수 있다.

과연 어떤 조건이 달성되야 컨텐츠가 종료될지 궁금하다.
공혁준 유튜브에서 지금까지의 일정을 확인 할 수 있다.

여러 차례 강조한 말이지만, 인터넷 방송인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협력’이다. 인적 자원이 가장 중요한 핵심인 인터넷 방송에 있어서, 방송 컨텐츠에 사용할 새로운 사람, 즉 출연진을 찾아내는 것은 잊어서는 안 될 요소이다. 지금까지 설명한 채널들은 각각 기존에 업무 관계로 알고 지내던 지인들을 출연시키는 방법, 방송을 통해 알게 된 새로운 지인을 출연시키는 방법, 타 스트리머와 연계하는 방법을 사용하여 각자 나름대로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인간관계는 6단계만 거치면 지구의 대부분 사람과 연결될 수 있다는 사회 이론인 ‘6단계 법칙’이 있다. 인터넷 방송 또한 다르지 않다. 내 일을 도와 줄 사람이 필요하다. 장기적인 성공을 위하여, 타인과 연계하는 것은 생존에 있어서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는 것을 기억하여야 한다.

특히 스트리머라면 더욱.

#유튜버 #컨텐츠 #엑스스플릿

JK Lim

Gamer who fully trusts his plans before he initiates. Interactions maniac. Prefers depth over duration when measuring the importance of things. 계획적인 승부를 선호하는 게이머, 상호작용 매니아. 몸 담은 기간보단 몸 담은 농도가 중요하다고 믿는다.More from this Autho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