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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방송인의 진행 방식과 콘텐츠의 관계

JK LimJuly 05, 20203 분 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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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방송을 시작한 사람이 어느 정도 방송 경력이 쌓이게 되면 한 번쯤은 꼭 해 보는 생각이 있다.

“과연 나는 얼마나 길게 방송 한 번을 진행할 수 있을까?”

대부분의 전문직종에서 종사하는 사람들의 공통적인 생각중 하나.

언뜻 생각해 보면 쉬워 보인다. 식사와 수면 같은 생활 유지에 필수적인 행위는 그냥 카메라 앞에서 진행하면 되고(물론 잠을 자지 않고 그대로 쭉 진행하는 방송도 있다), 화장실이야 잠깐 다녀오면 된다. 심심하지도 않을 것 같다. 채팅창에선 누군가 계속 다른 사람들을 웃기려고 하므로 그걸 보고 있는 나도 즐거울 것 같고, 어차피 컴퓨터 앞에 계속 앉아 있음으로 지루할 틈이 없을 것 같다. 시간만 충분히 있다면야 이틀이고, 사흘이고 계속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 않다. 우리가 사회에서 보통 받아들이는 일일 근무 시간은 직종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으나, 일반적으로 하루에 8시간이다. 하지만 대다수의 인터넷 방송인들이 해당 시간에 훨씬 못 미치는 시간만큼 방송을 진행하고 있고, 온종일, 또는 다음 날까지 이어 방송을 진행하는 장시간 콘텐츠는 스트리머에게 부과되는 페널티 벌칙용으로 행해진다.

이러한 실제 작업과 인식의 괴리는 인터넷 방송도 결국 ‘일’이라는 것을 간과하는 시점에서 비롯된다. 자신이 아무리 좋아하는 일일지라도 24시간을 연달아서 하기는 대단히 어렵고 괴로운 것이다. 스트리머에게 피로감이 누적되면, 자연스럽게 방송 분위기도 축 처지고, 보는 시청자들에게까지 피로감이 전염된다.

나는 해당 방송 방법을 장거리 운전에 빗대어서 ‘장거리 방송’이라고 부르고 싶다. 두 가지는 상당히 비슷한 면을 많이 공유한다. 마치 연속해서 쉬지 않고 운전을 하는 장거리 운전처럼, 장거리 방송 또한 비슷한 루틴을 반복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한나절을 전부 다른 콘텐츠로 채울 수 있는 스트리머는 많지 않다), 스트리머 또한 자연스럽게 긴장이 느슨해져 방송 중 실수를 하거나 콘텐츠를 다 소화하지 못하고 방송을 종료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도 운전보다 인터넷 방송이 다행인 점 하나는, 졸음운전만큼 생명에 치명적이진 않다는 것이다.

이번 칼럼에서 지금부터 소개할 스트리머 셋은 각자 자기만의 방식으로 장거리 방송을 소화하는 법을 가지고 있다. 지금부터 이들이 장거리 방송을 어떻게 소화하는지 한번 알아보자.

첫 번째로, 계획된 이벤트 일정에 맞춰 두세 명의 팀으로 장거리 방송을 진행하는 때도 있다. 예를 들어 2박 3일의 일정으로 치러지는 게임 대회 같은 것을 중계할 경우, 이미 중계 일정이 다 정해져 있음으로 방송 시작 시각과 종료 시간을 정하기 깔끔해지고, 여러 인력이 같이 진행하므로 방송 진행 스트리머의 체력적 안배가 쉬워진다. 대표적인 예로 ‘스피릿제로(https://www.twitch.tv/team_spiritzero)’의 캡콤 프로 투어 이벤트 중계를 들 수 있다.

스피릿제로는 여러 인원으로 구성된 격투게임 이벤트 중계진으로, 방송을 진행하는 것은 주로 ‘머더k (https://www.twitch.tv/spiritzer0)’와 ‘싸울아비스’의 두 명이다. 해당 팀은 주기적으로 스트리트 파이터 5의 프로 투어 경기 이벤트를 중계하고 있으며, 중계 시 보통 객원 해설을 1명 초청하여 총 3인 체제로 방송을 진행한다.

스피릿제로 채널에서 활약하는 캐스터 머더케이 님, 연출을 담당하는 싸울아비스 님 그리고 객원 해설 엠리자드 님.

캡콤 프로 투어 경기는 보통 외국에서 행해지는 이벤트이기 때문에 상당한 시차가 있기 때문에 주로 늦은 시간에 진행되며, 금, 토 이틀간 예선을 하고 일요일에 결승전을 진행하는 구조이므로 보통 2박 3일간 진행된다. 이 2박 3일 동안 스피릿제로는 3인 체제를 통해 적절히 방송 비중을 조절하여, 개인에게 가해지는 육체적 피로, 방송 내용적 측면에 대한 부담을 줄이고 있다. 게스트 초대는 또 다른 효과도 있는데, 경기 흐름을 초청 객원의 눈으로 파악함으로써 호스트 스트리머가 알지 못했던 지식을 설명할 수 있고, 이는 스트리밍 도중 또 다른 콘텐츠로 활용된다.

두 번째는 시청자에게 도네이션 유도 등으로 방송 콘텐츠를 제공하게 하는 것이다. 격투게임 플레이어로 유명한 ‘나락호프(https://www.twitch.tv/asdn6388)’의 일명 ‘지옥스파’ 컨텐츠가 그것이다. 콘텐츠 구조는 간단하다. 시청자들이 도네이션한 일정 금액마다, 일정 시간만큼 스트리트 파이터 5 랭크 매치를 진행하는 것이다. 우리는 모두 이 인터넷 방송 업계에서, 스트리머가 고통받는 걸 보며 재미있어하는 시청자가 그렇지 않은 시청자들보다 훨씬 많다는 걸 알고 있다. 자연스럽게 돈이 쌓이는 구조이다.

가장 잘하는 게임이 아닌 게임을 성공적인 콘텐츠로 내새운 나락호프 님.

수면 등의 한계로 인해 혼자서만 계속 방송을 진행할 수는 없음으로, 나락호프는 해당 콘텐츠를 주로 단짝 친구인 ‘Lee3(https://www.twitch.tv/tekkenlee3)’과 함께 진행하고 있다. 두 명이 초록 크로마키가 있는 스트리밍 실에서, 일명 금융치료를 받으며 강제적으로 스트리트 파이터 5 랭크 매치를 진행하며 고통(?)받는 모습은 시청자들에게 속칭 ‘작업장’이라고까지 불리며 인기를 끌고 있다.

리삼 님 역시 철권 콘텐츠를 주로 다루지만 시청자 참여도가 어느정도 반영되는 스트리트 파이터 콘텐츠에 도전하고 있다.

세 번째는 이 글을 읽는 분들에게 가장 추천하고 싶지 않은 방식인데, 그냥, 그냥 계속하는 것이다. 이 방면의 귀재라고 하면 역시 ‘식칼(https://www.twitch.tv/xyzzyshift)’과 ‘녹두로(https://www.twitch.tv/nokduro)’가 유명하다. 해당 스트리머들은 자기 취향에 맞는 게임을 최소 열두시간, 많게는 스물 네시간 동안 플레이할 수 있는 스트리머다. 분명히 나는 어제 이 사람의 방송을 보다가 잠들었는데, 아침에 일어나서 보니 아직도 방송을 하는 모습을 보게 되면 소름이 돋기까지 한다.

항아리 게임 장르의 신작 포고스턱을 끝낼때까지 도전하시는 녹두로 님.

아무것도 고려하지 않고 그냥 근성으로 밀어붙이는 것이므로 신체적 건강을 생각해 볼 때 절대 추천할 수 없는 방식이고, 또한 아무나 흉내 낼 수 없는 방식이다. 시청자가 일정 금액을 건 미션을 하달하여서 하는 경우도 있지만, 두 명 다 자신이 맘에 들었다는 이유만으로 게임을 며칠간(문자 그대로 며칠간이다. 끊지도 않고!) 할 수 있는 스트리머이다. 초인이 아무나 할 수 없는 걸 하는 사람이라고 한다면, 두 명은 어느 정도는 초인의 범주에 들어간다고 할 수 있다.

종합해 보자. 지금까지 설명한 장거리 방송을 진행하는 방법 중 첫째는 계획된 중계 이벤트 일정에 맞춰진 연속방송, 둘째는 시청자에게 선택권을 줘서 연속적 콘텐츠 생산을 가능하게 함, 셋째는 역으로 스트리머가 연속적인 방송을 진행하여 시청자가 보게 하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외에도 다른 방식으로 자신만의 장거리 방송을 진행하는 스트리머들이 있을 것이다. 여러 장거리 방송의 유형을 소개해 보았지만, 만약 누가 장거리 방송을 진행해 보겠다면 개인적으로는 말리고 싶다.

장거리 방송은 콘텐츠가 없을 때 진행하는 치트키가 절대 아니다. 본인의 일상 컨디션에도 지장을 주고, 다음 방송 스케줄에도 해를 끼칠 수 있으므로 확실한 계획을 세우고, 체력에 무리가 가지 않는 선에서 진행하여야 한다. 하지만 방송의 성장을 위해 가장 좋은 건 이런 단발성 이벤트를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꾸준한 방송 시작 시각, 진행 시간 엄수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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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K LimGamer who fully trusts his plans before he initiates. Interactions maniac. Prefers depth over duration when measuring the importance of things. 계획적인 승부를 선호하는 게이머, 상호작용 매니아. 몸 담은 기간보단 몸 담은 농도가 중요하다고 믿는다.저자가 작성한 다른 게시물